No. 50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136쪽

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50번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수록 그림

유기견은
끝내 기다림을
과거형으로 만들지 않았다
아직이라는 말은
희망이 아니라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시간의 상태에 가깝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발소리는
끝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그 사실을
유기견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다림은
종결되지 않았다
기다림은
결과를 요구하지 않았고
설명을 만들지도 않았다
다만
아직 지나가지 않은
시간의 가장자리에서
몸을 낮춘 채
남아 있었다
유기견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선언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자세,
낮은 숨,
끝내 접히지 않은 시간
그 모든 것이
아직이라는 상태를
조용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끝났다고
그러나
끝났다는 말은
떠난 쪽의 언어다
유기견에게
기다림은
종료되지 않았고
폐기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유기견은
아직
기다리고 있다
사회가
이미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 이후에도
그 자리에 남은
하나의 존재가
아직이라는 시간을
몸으로 붙들고
말없이
이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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