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견은 아직 문 쪽을 보고 있다
음악 준비 중
나에게도 이름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품이 집이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부릅니다.
한 편을 읽고, 한 곡을 듣고, 한 생명을 기억합니다.
공개 작품 100편 · 음악 0곡
Today

유기견은
손을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남아 있는
온도를
몸에 두고 있다
닿았던 순간보다
떼어진 이후가
더 오래였지만
온도는
사라지는 법을
알지 못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그 중간의 감각이
피부 어딘가에
늦게까지
머물렀다
유기견은
그 온도를
다시 찾으려 하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우지도 않았다
온도는
관계의 증거였고
증거는
없던 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잊어야 한다고
그러나
잊는다는 말은
기억을 선택할 수 있을 때의
언어다
유기견에게
손의 온도는
선택이 아니라
남겨진 감각이었다
그래서
유기견은
손의 온도를
아직
갖고 있다
사회가
손을 거둔 뒤에도
그 온기만
몸에 남아
한때
닿아 있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었다
The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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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이야기가 계속되길 바라신다면, 시집 한 권을 곁에 두어 주세요.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지음 · BOOKK(부크크) · 296쪽 · 2026년 3월 26일
유기견을 주제로 한 시 100편을 네 개의 부로 엮은 시집입니다. 구조와 임시보호, 입양의 현장에서 만난 생명들의 이름과 기다림, 남겨진 시간을 시로 기록했습니다.
판매가 27,300원 판매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