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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79번 「유기견은 손의 온도를 아직 갖고 있다」 수록 그림

No. 79 · 끝내 남아 있는 것

유기견은 손의 온도를 아직 갖고 있다

유기견은
손을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남아 있는
온도를
몸에 두고 있다
닿았던 순간보다
떼어진 이후가
더 오래였지만
온도는
사라지는 법을
알지 못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그 중간의 감각이
피부 어딘가에
늦게까지
머물렀다
유기견은
그 온도를
다시 찾으려 하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몸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우지도 않았다
온도는
관계의 증거였고
증거는
없던 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제는 잊어야 한다고
그러나
잊는다는 말은
기억을 선택할 수 있을 때의
언어다
유기견에게
손의 온도는
선택이 아니라
남겨진 감각이었다
그래서
유기견은
손의 온도를
아직
갖고 있다
사회가
손을 거둔 뒤에도
그 온기만
몸에 남아
한때
닿아 있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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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선 작가

어릴 때부터 버려지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마음은 반려동물 교육과 상담의 길로 이어졌고, 수많은 보호자와 반려견을 만나며 한 가지를 믿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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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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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지음 · BOOKK(부크크) · 296쪽 · 2026년 3월 26일

유기견을 주제로 한 시 100편을 네 개의 부로 엮은 시집입니다. 구조와 임시보호, 입양의 현장에서 만난 생명들의 이름과 기다림, 남겨진 시간을 시로 기록했습니다.

판매가 27,300원 판매처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