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
유기견은 돌아오지 않는 방향을 안다
『유기견이라는 슬픈 이름이여』 최경선 · 시집 32쪽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지만
모든 방향이 같은 것은 아니다.
유기견은
그 차이를 몸으로 배웠다.
발자국이 멀어질 때
어느 쪽이
다시 이어지지 않는지,
유기견은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방향을 보지 않는다.
기대가 남아 있는 쪽으로
몸을 두고,
돌아오지 않는 쪽은
조용히 비켜 둔다.
사람은 떠난 방향을 잊지만
유기견은
돌아오지 않는 방향을
기억한다.
알고 있다는 사실은
포기가 아니라,
더 이상 묻지 않는
자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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